​지난 글에서는 EU Data Act를 다루며, 자동차와 IoT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둘러싼 권한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유럽 자동차 규제의 또 다른 축인 Euro 7을 보려고 합니다. Euro 7은 유럽 연합의 자동차 오염 물질 배출 규제입니다. Euro 1부터 현재 시행 중인 Euro 6까지 자동차의 오염 물질 배출 규제는 점점 강화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Euro 7를 더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로만 생각하지만 이번 개정은 자동차 보안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규제항목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Euro 7이 Euro 6와 비교하여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자동차 보안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uro 7은 무엇이 달라졌나?

Euro 7은 Euro 6의 배출 가스 기준을 강화한 것에 그치지 않고 연료와 전력 소비, 배터리 내구성 그리고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마모로 발생하는 오염 물질에 대한 기준도 추가되었습니다. 추가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안티 탬퍼링(Anti-Tampering)과 사이버보안 관련 요구사항도 Euro 7의 규제에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탬퍼링(Tampering)이란 엔진, 전기 모터, 또는 오염 제어 장치와 같이 규제 관련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수정하여 차량이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안티 탬퍼링(Anti-Tampering)은 반대로 이러한 조작과 변조를 막기 위한 보호 조치를 의미합니다.

Euro 6도 조작 장치 사용 금지, 무단 재프로그래밍 방지와 같이 데이터 무결성 보호를 제한적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Euro 7은 더 나아가 안티 탬퍼링과 사이버보안 조치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며 제품의 형식 승인 단계에서도 규제 관련 시스템과 데이터 전반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검증할 것을 요구합니다.

Euro 7의 보안은 일회성이 아닌 제품 수명주기 전체로

Euro 7은 제품 수명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취약점을 최소화하도록 요구합니다. 제조사는 제품 출시 이후에도 취약점이 발견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적절한 수단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제조사가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보안에 대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출시 이후 운영과 유지보수 단계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업은 단순히 인증을 통과할 기능을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취약점 관리, 업데이트 체계, 형상 관리까지 포함한 운영 역량이 필요합니다. 결국 Euro 7에 대응하기 위해 배출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거버넌스와 보안 유지관리 체계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Euro 7의 보안 규제 방향

제조사는 탬퍼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취약점을 형식승인 시점의 이용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최대한으로 최소화해야 하고 취약점/위험 분석 및 리스크 평가 시 일반적인 사이버 보안 위협만 보는 것이 아닌 Euro 7 규제 준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작과 우회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하여야 합니다. 더 이상 Euro 7에서는 보안이 부수적인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규제 준수를 방해할 수 있는 조작, 우회 공격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줄이는 것이 형식승인에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Euro 7의 보안 규제는 차량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만을 보는 것이 아닌, 비정상적인 공격이 발생하여도 규제 준수가 유지되는 것도 요구합니다.

맺음말

많은 사람들이 Euro 7을 더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넓은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Euro 7은 오염 물질 배출 기준을 넘어 연료와 전력 소비, 배터리 내구성, 안티 탬퍼링, 사이버보안까지 함께 보기 시작했고, 규제 준수와 연결된 시스템과 데이터의 신뢰성을 더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정은 자동차 보안을 별도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규제 대응의 일부로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제조사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시 이후에도 취약점을 관리하고, 업데이트 체계를 운영하고, 형식 승인 과정에서 안티 탬퍼링과 보안 조치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사는 배출가스 제어 컴퓨터가 제조사 승인 프로그램이나 캘리브레이션으로만 업데이트되도록 제한하고, 주행거리계나 OBD, OBM, OBFCM, 배터리 관리 시스템처럼 규제 준수와 연결된 기능은 임의 수정이나 우회가 어렵도록 보호 조치를 적용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배출 및 배터리 내구성과 관련된 데이터가 전송되는 과정에서 위변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떤 보호 방식을 적용했는지, 그리고 제품 수명주기 동안 발견된 취약점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어떻게 제거하고 관리하는지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Euro 7은 2026년 11월 29일부터 M1, N1 클래스의 신형 차량과 관련 부속 부품, 시스템에 대해 시행될 예정입니다. M1은 일반 승용차 중심의 승객 운송 차량이고, N1은 3.5톤 이하의 소형 화물 운송 차량인 만큼,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 Euro 7을 이해할 때는 단순히 배출 규제라는 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안티 탬퍼링과 보안 강화 흐름까지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